대왕거북이의 노래

대왕거북이의 노래

 

 

오래 산다는 것은

큰 산 하나 등에 지는 일이다,

 

세월의 무게만큼

더 무거워진 산은

등껍질에 굳은살을 옹이처럼 박아놓는다.

 

어제까지 학처럼 고고하게

춤추던 바다

어둠에서도 빛이 나던 심해深海의 평화여!

 

어떤 것은 싹을 틔워

노래가 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은 꽃을 피워 사랑이 되는 것도 있다.

 

노래도 사랑도 되지 못하고

단단한 물의 방어력을 허물고 들어와

상어처럼 억 년의 고요를 물어뜯는

인간의 붉은 손자국

 

비닐봉지는 투라치 되어

유유하게 선회하는 날개를 달고

플라스틱 병들은 뱀파이어 오징어처럼

파란 눈을 번득이며 자연의 균형을 허물고 있다.

 

대왕거북이 일생은 물거품처럼 부서지고

흥얼흥얼 입가에 꽃으로 피었던 노래

울음으로 시들었다.

 

천 년을 산다는 것은

우주만한 형벌 하나 가슴에 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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