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1년 12월 10일

  • 바다의 목이 다 쉬어빠져서

    바다의 목이 다 쉬어빠져서

     

     

    바다에는

    노래가 산다.

     

    피리처럼 수많은 구멍이 있고

    바람만 불면

    반짝이는 음계音階들이 물결 위에서 춤을 춘다.

     

    절벽 머리 삼백 년 묵은 향나무의 귀는

    갈매기가 씻어주었지.

     

    갈매기는 새끼까지 불러와서

    고막鼓膜의 신경들을 샅샅이 닦아내고 있다.

     

    가는귀먹은 방파제 옆 바위에는

    작은 소라새끼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나팔을 불고

     

    달밤이면 수억 개의 물이랑마다

    달빛이 바다를 끌어안고 덩실거렸는데

     

    바다가 목이 쉬었다.

     

    백사장을 기어오르는 물거품에는

    피가 밴 가래침이 흥건하다.

     

    밤새도록 기침을 하는 바다의

    쉬어빠진 목소리에는

    인간이 찌른 탐욕의 못 하나 박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