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달력

아내의 달력

 

 

아내의 달력은 아직도 1월이다

계절은 어느새 국화꽃을 피웠는데

넘기는 걸 잊은 아내의 시간은

태엽이 풀린 채로 멈춰 서 있다

추녀 끝에서 오래

비에 햇살에 절은 못처럼

아내의 기억은 빨갛게 녹이 슬어서

친정엄마도 잊어버리고 아들 손주도

잊어버리고

붙어사는 남편조차 까막까막하는

궤도의 이탈

지나간 세월을 혼자 넘기면

동그라미 친 날짜마다 단풍처럼 피가 솟는다

눈길 한 번 받지 못한 추억의 둥치에서는

버섯처럼 하얗게 아우성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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