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시조

  • 4월의 소리

    4월의 소리

     

     

    민들레 꽃다지 꽃 다 져서 허전한데

    떠나간 임들처럼 그리움 품은 꽃대

    연초록 아우성인가 타오르는 저 외침

     

  • 새벽 바다

    새벽 바다

     

     

    뛰는구나

    까치발로

    머리 위엔

    금빛 햇살

    무섭게 달려와서는

    간지럼치고 물러서는

    파도의 장난기 미워 고개 돌린 해당화

  • 청명淸明 아침

    청명淸明 아침

     

     

    종달새 노래마다

    연초록 피어난다

     

    두릅을 따지 마라

    봄 향기 좀 더 맡자

     

    간밤에

    성긴 비 왔으니

    성묘나 하러 가리라

     

  • 노을

    노을

     

     

    나비만 나풀대도

    휘어지는

    시간의 줄

     

    수많은 인연들을

    연처럼

    걸어놓고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빨갛게 타는 노을

     

  • 연서戀書

    연서戀書

     

     

    살짝 만 돌아보오.

    한여름 무더위를

    후루룩 씻고 지나가는

    소나기를 닮은 사람

     

    살포시

    웃는 모습이

    가을 달을 닮은 사람

     

  • 낙화3

    낙화3

     

     

    쓸지 마라

    세월이다

    시들어도

    향내 품은

     

    뻐꾸기 산울림이 새겨놓은 빗살무늬

     

    흙발에

    짓밟혔어도

    지워질 수 없는 역사

     

     

  • 사랑

    사랑

     

     

    당신의 웃음소리

    삽으로 떠내어서

     

    이른 봄 내 가슴에

    꽃모종 하였더니

     

    당신이

    보고싶을 때

    한 송이씩 피어나네

  • 개망초에게

    개망초에게

     

     

    모였다

    소리쳤다

    맑은 뜻 하얀 함성

     

    나리꽃 달맞이도

    죽은 듯 숨어있다

     

    뭉쳐서 뻗어가는 힘

    온세상을 밝힌다

  • 도라지꽃

    도라지꽃

     

     

    아버지 웃음 속엔 눈물이 숨어있다

    장마가 길던 그 해 둘째 형 잃은 새벽

    내 등을 두드려주며 살짝 던져 주던 미소

     

    거적에 둘둘 말아 지게에 얹어 산에 갈 때

    아버지 속울음이 걸음마다 싹을 틔워

    하이얀 도라지꽃으로 슬픈 웃음 피었다

  • 어머니의 추석

    어머니의 추석

     

     

    그 해 태풍으로 과일 농사 망치고서

    뚝 딴 열나흘 달 치마 폭에 감추면서

    내일은 차례 상에다 이거라도 놓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