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시조

  • 산마을

    산마을

     


    횃소리

    닭울음에

    산이 와르르 무너져서

     

    집집 골목마다

    송홧가루 덮인 마을

     

    아이들 놀이소리도

    빤짝 켜졌다 지는 마을

     

     

    2018. 9. 28

  • 여름을 보내며

    여름을 보내며

     

     

    목백일홍 꽃빛에

    졸음이 가득하다.

    한 뼘 남은 목숨을

    다 태우는 매미 소리

    친구야, 술잔에 담아

    한 모금씩 마시자.

     

     

    2018. 9. 9

  • 딸 바보

    딸 바보

     

     

    아빠랑 꽃밭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엔

    내 얼굴만 가득가득 담겼네요.

     

    아빠는

    어떤 꽃보다

    내가 제일 예쁘대요.

     

     

    2018. 8. 11

  • 가시연

    가시연

     

     

    예쁘고 고운 것은

    눈만 흘겨도 쉬이 아파

     

    물 저만큼 터를 잡고

    완고한 장창처럼

     

    가시를

    세운 후에야

    자줏빛 저 환한 웃음

     

     

    2018. 8. 2

  • 여름날 오후

    여름날 오후

     

     

    먹 오디 빛 호박잎 그늘

    실잠자리 깊이 든 잠

     

    빈 고샅 혼자 걷다

    적막에 물릴 때 쯤

     

    반쯤 연 사립 안에서

    나직하게 암탉 소리

     


    2018. 7. 5

     

     

     

     

  • 계곡에서

    계곡에서

     

     

    물소리 그리다가

    오수午睡에 잠긴 날에

     

    풀 바람 꽃향기도

    붓질 없이 숨결 틔워

     

    도화지

    맑은 여백엔

    산이 풍덩 빠져 있다.

     

     

    201`8. 5, 30

  • 고향

    고향

     

     

    복사꽃 피었다고

    다  고향은 아니더라.

    어머니 미소를

    산에 묻고 돌아온 날

    고향도 뻐꾸기처럼

    가슴에서 날아갔다.


    떠올리면  향내 나는

    어머니가 고향이지.

    타향에서 지친 날개

    쉴 곳 없는 저녁이면

    달밤에 손 모아 비시던

    정화수井華水로 다독였네.

     

     

    2018. 5. 5

  • 윤사월

    윤사월

     

     

    범종소리 쾅 하고

    골짜기 울리면

    번뇌처럼 온 산 가득

    날리는 송홧가루

    동자승

    빗자루 들고

    삼고三苦

    쓸고 있다.

     

     

     

    삼고三苦 : 의 인연으로 받는 고고苦苦

    즐거운 일이 무너짐으로써 받는 괴고壞苦

    세상 모든 현상의 변화가 끝이 없음으로써 받는 행고行苦

  • 춘분春分 일기

    춘분春分 일기

     

     

    사랑을 파종한다.

    당신의 마음 밭에

     

    꽃씨처럼 은밀하게

    한 촉씩 싹을 틔워

     

    입하立夏쯤 만개한 정을

    한 송이만 보내소서.

     

    2018. 3. 23

  • 어머니

    어머니

     

     

    이 세상

    어머니는

    모두 다 미인이다.

     

    자식 사랑 자식 걱정

    별만큼 담은 가슴

     

    곰보에

    언청이라도

    보고 나서 또 그립다.

     

    2018.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