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옹이 박혀
이 빠진 징검다리
뻐꾸기 울던 날에
한 번 건너 준 후
그리움 옹이 박혀
평생을
못 내려놓고
업고 가는 사람아
뻐꾸기 한 푸념이
한 송이씩 망울 틔워
메아리 번지듯이
산비탈을 오르다가
철쭉은 박장대소로
꽃 바다를 이뤘다
산은 나를 불러놓고
온종일 웃기만 하고
나는 산이 되지 못해
염화시중 못 이뤄도
꽃빛에 물이 들어서
근심 바랑 가볍다
산촌 살림에는
온 마을 다 한 식구라
해질녘 다랑논을
반달만큼 못 채우면
사립문 열린 집마다
손 하나씩 보태준다
젊은이는 돈 번다고
도시로 다 떠나고
홀아비 외딴 집에
지난밤 불이 꺼져
정 많은
큰소쩍새는
밤새 안부 묻는다
새벽달 조명처럼 으스름 비춘 침대 위에
주름살 자글자글 꽃무늬 진 여자 하나
굳센 체 떨림을 감춘 들풀 같은 사내 하나
꿈결인 듯 손을 잡고 살아온 세월인데
자다가 문득 깨니 단풍으로 물든 인생
눈물로 달빛 끌어다 시린 숨결 덮어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