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시월

불타는 시월

 

 

친구는 혼자 화를 내다

절교를 선언하고 돌아가고

나는 접시에 고기처럼 쌓인 폭언을

안주삼아

눈물로 소주를 마신다

창밖엔 우리 나이만큼의 가을이 익고 있다

불판의 열기처럼 분노로 달궈졌던 친구

다 늙은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시국 얘기 한 마디에 산산조각 낸

오십년 우정

한 쪽으로만 배가 기운다는 건

침몰하고 있다는 일이다

몇 잔 마신 취기에 어지럽게 뒤섞여

노을인양 출렁거리는

불타는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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