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오후

봄날의 오후

 

 

지난가을 계족산 고갯길에

누군가 낙엽을 모아

큰 하트를 장식해 놓았다.

 

저마다 화려한 가을의 빛깔들이

사랑의 무늬로 반짝이고 있었다.

 

겨우내 사나운 바람 다녀간 후

산산이 깨어졌을 사랑의 파편을 생각하며

산길을 올랐다.

 

땅에 뿌리라도 박은 것일까

옷깃 하나 흩트리지 않은 하트의 품속에

종종종 안겨있는 조그마한 하트들

 

, 큰 사랑이

또 다른 작은 사랑들을 낳는구나.

사랑으로 이어진 마음과 마음들이

긴 겨울을 이겨내었구나.

 

큰 하트를 만든 사람과

작은 새끼들을 안겨준 사람들의 사랑을

벚꽃들 환한 등불 켜고 지켜보는 봄날의 오후.



대전문학76(2017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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