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
일없이 뒤숭숭해
지는 꽃 바라보네.
적막에 갇혀 살며
시들시들 야위다가
만나잔
전화 한 통에
다시 활짝 피는 봄날
2020. 4. 9
코로나에 갇힌 봄
비둘기 콕콕콕콕 유리창 두드린다.
매화 봉오리에 봄물이 오르는데
방문을 닫아걸고서 하루 종일 뭘 하냐고
시詩를 읽어봐야 바람 든 무맛이다.
태엽 풀린 시계처럼 하루는 늘어지고
봄날은 코로나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네.
피하고 도망만 가면 꽃피는 봄 못 보리라.
떨치고 일어서서 절망을 이겨내세.
나라가 어려울수록 혼자 살려 하지 말자.
2020. 2. 28
고목古木에게
가끔은 너를 위해서
몇 송이 쯤 꽃 피우렴.
저녁놀 지는 삶에
시도 쓰고 노래도 하며
불꽃을 피워 올리듯
멋진 사랑도 하여보렴.
젊음이 익었다는 건
흔들림도 멈췄다는 것
때 묻은 도화지에도
예쁜 그림 그릴 나이
인생을 장미 빛으로
다시 한 번 그려보자.
2020. 2. 17
설화雪花
옷 벗은 빈 산하山河엔 달빛이 창백한데
홀연 함성처럼 일어서는 북 소린가
새벽에 박수 치며 온 저 사나이 너털웃음
시들었던 팔과 다리 넘치는 빛의 향연饗宴
깨어진 아픔 위에 덧 피어난 무궁화여
청년아, 서릿발 같은 깃발 하나 세우거라.
2020.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