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5년 06월

  • 불타는 시월

    불타는 시월

     

     

    친구는 혼자 화를 내다

    절교를 선언하고 돌아가고

    나는 접시에 고기처럼 쌓인 폭언을

    안주삼아

    눈물로 소주를 마신다

    창밖엔 우리 나이만큼의 가을이 익고 있다

    불판의 열기처럼 분노로 달궈졌던 친구

    다 늙은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시국 얘기 한 마디에 산산조각 낸

    오십년 우정

    한 쪽으로만 배가 기운다는 건

    침몰하고 있다는 일이다

    몇 잔 마신 취기에 어지럽게 뒤섞여

    노을인양 출렁거리는

    불타는 시월

  • 5월 산행

    5월 산행

     

     

    산은 한사코

    나를 반겨 손을 흔들고

    안개는 품을 벌려

    감싸 안으려 한다

    찔레꽃 향기가 불러서 왔는데

    세상의 근심 말끔히 살라주는

    초록빛 불길

    느닷없는 뻐꾸기 소리에

    딸꾹질하는 산

    풀썩이는 송홧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