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2년 08월

  • 낙화3

    낙화3

     

     

    쓸지 마라

    세월이다

    시들어도

    향내 품은

     

    뻐꾸기 산울림이 새겨놓은 빗살무늬

     

    흙발에

    짓밟혔어도

    지워질 수 없는 역사

     

     

  • 사랑

    사랑

     

     

    당신의 웃음소리

    삽으로 떠내어서

     

    이른 봄 내 가슴에

    꽃모종 하였더니

     

    당신이

    보고싶을 때

    한 송이씩 피어나네

  • 개망초에게

    개망초에게

     

     

    모였다

    소리쳤다

    맑은 뜻 하얀 함성

     

    나리꽃 달맞이도

    죽은 듯 숨어있다

     

    뭉쳐서 뻗어가는 힘

    온세상을 밝힌다

  • 도라지꽃

    도라지꽃

     

     

    아버지 웃음 속엔 눈물이 숨어있다

    장마가 길던 그 해 둘째 형 잃은 새벽

    내 등을 두드려주며 살짝 던져 주던 미소

     

    거적에 둘둘 말아 지게에 얹어 산에 갈 때

    아버지 속울음이 걸음마다 싹을 틔워

    하이얀 도라지꽃으로 슬픈 웃음 피었다

  • 어머니의 추석

    어머니의 추석

     

     

    그 해 태풍으로 과일 농사 망치고서

    뚝 딴 열나흘 달 치마 폭에 감추면서

    내일은 차례 상에다 이거라도 놓아야지

  • 해돋이를 보며

    해돋이를 보며

     

     

    솟구치는 저 열정을

    그믐으로 벼리다가

     

    애모愛慕의 용솟음

    누를 수 없는 새벽

     

    환희여, 그 큰 함성으로

    누구에게 가느냐

     

    보내고 이는 한숨을

    잔물결로 식혀가며

     

    실연失戀의 빈 가슴에

    해당화를 피우면서

     

    세월은 날개 달아도

    변함없는 내 사랑

  • 가을 달밤

    가을 달밤

     

     

    귀뚜라미 노랫소리

    달빛에 알알이 꿰어

    목거리 걸어준다

    반짝반짝 빛이 나네

    입가에 미소 한 송이

    커피향이 흐르는 밤

  • 제일 그리운 이름

    제일 그리운 이름

     

     

    고향이다 장다리꽃

    개구리 울음 아롱대는

     

    단발머리 누님이다

    치마로 코 닦아주던

     

    달빛에

    화석이 되어

    자식 빌던 어머니다

     

     

  • 개떡

    개떡

     

     

    개구리 소리 체로 쳐서

    보릿겨 반죽하고

    별들을 솜솜 뿌려

    반짝반짝 맛을 내서

    어머니

    제사상에다

    별미라고 놓는다

     

  • 매미 허물

    매미 허물

     

     

    누군가 속마음을

    벗어놓고 떠난 자리

     

    화장 지운 여자처럼

    창백한 낮달처럼

     

    뜨겁게

    불사르고 간

    그 여름의 시든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