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가끔은 멈춰 서서
산 빛 속에 정을 주면
초록빛 일색 속에
수만 빛깔 산의 마음
살며시
가슴으로 와
실뿌리를 내린다.
기슭마다 서려 있는
이슬만큼의 산의 눈물
새소리로 속삭이는
산의 말씀에 눈 귀 닫고
서둘러
정상에 오를수록
하늘과는 멀어진다.
등산
가끔은 멈춰 서서
산 빛 속에 정을 주면
초록빛 일색 속에
수만 빛깔 산의 마음
살며시
가슴으로 와
실뿌리를 내린다.
기슭마다 서려 있는
이슬만큼의 산의 눈물
새소리로 속삭이는
산의 말씀에 눈 귀 닫고
서둘러
정상에 오를수록
하늘과는 멀어진다.
계룡산의 10월
시월 계룡산은
타오르는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골짜기마다 우웅 우웅
수많은 소리들이
요동치고 있었다.
눈빛 속으로 빨려 들면
온종일 맴돌며
나올 수가 없었다.
삼불봉에서
황혼을 타서 마시는
바람 한 모금
나도 가슴 뜨거운 가을 산이 되려는지
내뿜는 호흡마다
붉은 기운이 떠돌았다.
고리
오늘 저 잠자리가 죽으면
내일은 또 무엇이 죽을까
각혈로 떨어진 봉숭아꽃 잎새 위로
잠자리 날개 하나
등 돌리고 있다.
파문 일던 하늘 한 자리 비어 있다.
동편 산자락에서 뽑혀버린 무지개처럼
허리 부러진 초록빛 고리,
내일 참새 그림자 사라지고
모레 독수리 그림자 사라지고
비어 가는 세상
사람들만 남는 세상…….
멧새
한 그루 남아있는
측백나무 위에
멧새가 날아와 울고 있다.
멧새 울음으로 화안해진
내 뜰, 영산홍 꽃가지 위로
산 속 이야기들이
방울방울 피어난다.
도시의 비명들이
담 밖에서
고개를 길게 빼고 넘겨다 보다 달아난다.
살아있는 숨결로 들어선
초록빛 평화
멧새의 작은 그림자 뒤에서
거대하게 일어서는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