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에서

현충원에서

 

 

현충원에서

 

장미꽃을 꺾어서

비석碑石을 쓸어준다.

 

장미꽃 향기가

비문碑文마다 배어든다.

 

누군가 돌 꽃병에 꽂아두고 간

새빨간 통곡

 

뻐꾸기도 온종일

가슴으로 울다 

시드는 철쭉처럼 지쳐 있구나.

 

어느 산 가시덤불 아래

그대의 피 묻은 철모는 녹이 슬었나.

 

자식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남편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뱃속에 두고 온 아버지라는 이름도 버리고

 

그대는

나라를 위해 죽었지만

나라는 그대에게

한 뼘의 땅밖에 주지 못했구나.

 

외치고 싶은 말들이

초록의 함성으로 피어나는

묘역에 앉아

 

그대의 슬픔을 닦아주다가

나도 그만 뻐꾸기를 따라

목을 놓는다.

 

2017. 10. 19

대전문학78(2017년 겨울호)

나라사랑문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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