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5년 07월 25일

  • 배롱꽃 피는 저녁

    배롱꽃 피는 저녁

     

     

    당신의 더듬이가 내 마음을 쓰다듬다 가도

    사랑보다 연민이

    배롱꽃으로 피어나는 저녁

     

    냉미역국처럼 새콤달콤한 탈출구를 찾으려고

    바다 곁에 사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다가

    부음만 확인했다

     

    올여름 더위는 물엿처럼 끈적끈적하다

    떼창으로 악쓰는 매미소리 한 줄금

    헛바퀴만 굴리다 가고

     

    날마다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당신의 말썽에 파김치가 되어

    일찍 뜨는 별 하나도 귀찮은 저녁

     

    날 위로한다고 조롱조롱 피어나는

    배롱꽃 빨간 꽃잎에

    낮 더위만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