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외출
노을 걸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없고
애들 엄마도 없고
색동옷 입은 아이만 하나
반겨주던 웃음도
외출을 했나
거실엔
주인처럼 들어와 자리잡은
쓸쓸한 겨울
노을 걸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없고
애들 엄마도 없고
색동옷 입은 아이만 하나
반겨주던 웃음도
외출을 했나
거실엔
주인처럼 들어와 자리잡은
쓸쓸한 겨울
한 사흘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평생 쌓아올린 이름도 벗어놓고
예닐곱 살 어린 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눈 속에 고구마를 몰래 묻어놓으면
길어도 헛헛하지 않던 겨울밤
화롯가에 모여앉아
할머니 옛 얘기에 눈을 반짝이며 가슴 졸이던
추억의 도화지에
평생을 그리운 그림으로 남아있는 것들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밤새도록 꿈 밭에서 서성이고
형이 뒤척이면 이불 밖에서 내 다리가 얼던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들 모두 막아놓고
예닐곱 살 그 날에 갇혀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