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4년 09월 27일

  • 산을 마시다

    산을 마시다

     

     

    아침 인사를 하려고

    창밖을 보니

    산은 가을 안개에 안겨있다

     

    붙어산다고 꼭 정다운 것은 아니다

    멀리서 손에 잡힐 듯 타오르는 초록을

    한 모금 마신다

     

     

    래미안아파트 17

    사람 사이에 묻혀 있어도 산과 한몸이 되면

    마음속에서 샘물이 솟는다

     

    외로운 사람에겐 꾀꼬리소리를 보내주고

    고달픈 사람에겐

    고촉사 목탁소리를 보내 달래주고

     

    세상의 바람소리 잠재운 내 가슴의

    둥지에

    이름 모를 새는 알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