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4년 08월

  • 제비 나라

    제비 나라

     

     

    말 한 마디 뿌려지면 살판났다 지지배배

    옳고 그름 제쳐두고 꼴리는 대로 지지배배

    인구는 줄어가는데 소음들로 꽉 찬 세상

  • 전언傳言

    전언傳言

     

     

    된서리 고된 날도

    아비는 늘 푸르다

     

    세상의 모진 바람

    웃음으로 싸안으며

     

    닥쳐 올

    겨울 눈보라

    큰 산처럼 막아선다

     

    힘들 때 아비 등은

    기대라고 열려있다

     

    머리가 좀 컸다고

    혼자 아파 하지 마라

     

    언제나

    손 보태주라고

    아비가 있는 게다

     

     

     

  • 혼자 사는 친구에게

    혼자 사는 친구에게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똑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평생을 등 기대고 부대끼며 살다가

    나들이 끝내고 돌아가는 것

    손 흔드는 뒷모습 허전하지 않게

    씨앗 몇 알갱이 떨어뜨리고

    큰 나무로 자라게 거름이나 주면서

    싸우며 사는 것이 참 인생이라는 것

    아이들 많은 집안은 가난해도 부자이다

    자식들 꿈들은 모두 다 내 재산이다

    허공 높이 소망을 연처럼 띄워놓고

    하늘까지 오르도록 줄 함께 잡고 버티다 보니

    이제 나는 알겠다

    기르는 게 두려워 외롭게 사는 것보다

    날마다 전쟁이라도

    웃을 일 풍성한 게 행복이라는 걸

     

  • 하일夏日 점묘點描

    하일夏日 점묘點描

     

     

    매미소리 한 줄금

    골목을 쓸고 간 후

    배롱나무 가지에 타오르는

    늦더위 송이송이

    아이들 웃음소리 사라진

    마을회관 공터에는

    고추잠자리만 하루 종일 맴돌다 간다

    소 울음 닭소리도 잦아든 지 오래

    노인 하나 산으로 가면 한 집씩

    사립문 닫히는 마을

    봉숭아꽃 몇 번을 피었다 져도

    금줄 걸린 집 하나 찾을 수 없고

    접동새 흐느낌만

    어둠처럼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