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4년 07월

  • 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친구들 더러는 여의도에 가고

    모두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신문마다 이름들 반짝반짝 빛나는 저녁

     혼자 앉아 김치 안주로

    소주 몇 잔 꺾고 돌아앉는 어둠에

    푸념처럼 슬그머니 떠오르는

    벼린 초승달

    무엇을 이루려고 젊은 날을 불살랐는지

    권력놀음에 취해

    서로에게 총질하는 서글픈 창문 너머로

    삭막해진 산하를

    그래도 촉촉하게 붙잡아주는 개구리 소리

  • 가을하늘

    가을하늘

     

     

    코스모스 피었는데

    세상은 어둡구나

     

    잠자리 도망치듯

    끝없이 올라간다

     

    인세人世에 도가 없으니

    하늘이라도 맑아야지

  • 산문에서 보면

    산문에서 보면

     

     

    속세에

    물린 사람

    향 피우러 올라가고

     

    풍경 소리로 씻은 사람

    말씀 들고 내려오고

     

    오가다

    서로 마주쳐

    나리꽃으로 피어나고

  • 텃새 물오리의 하루

    텃새 물오리의 하루

     

     

    살포시 두 발 저어 엄마 얼굴 그려보고

    북쪽 나라 어디쯤 있을 친구들도 그려보고

    온종일 그린 그리움 마구마구 지워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