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4년 01월

  • 마음이 허전한 날

    마음이 허전한 날

     

     

    마음이 허전한 날

    태화산 계곡에 가

     

    물소리로 몸을 닦고

    별빛으로 혼을 씻어

     

    한 송이 산나리 꽃으로

    노닐다가 오리라

  • 애국지사 묘역에서

    애국지사 묘역에서

     

     

    아 저기 창공에다 목소리를 달고 싶다

    만주 벌판 말 달리며 나라 위해 몸 바치던

    선조들 온몸으로 외친 그 기도를 올리고 싶다

     

    피 흘리는 가슴 속에 꼭꼭 숨겨 간직했던

    평화의 흰 바탕에 꿈틀대는 청홍 태극

    온 세계 용틀임하는 그 자랑을 달고 싶다

  • 목줄

    목줄

     

     

    아내가 목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다

    파란 힘줄이 앙버틴 양 다리에서 소름처럼 돋아난다

    눈 감고 생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동행하는 나의 목에도 줄이 매어져 있다

    살아있는 것들의 목엔 모두 굴레가 채워져 있다

    인생이 개처럼 인연의 목줄에 꿰여

    덧없이 끌려가는 운명이라 해도

    가장 낮은 자리가 내 자리라고 웃으면서 살아가자

    지금은 혼자 다독이는 슬픔에 절어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삶이라 해도

    잘 말린 구절초 꽃잎처럼

    우릴수록 향이 깊어지는 그런 사림이 되자

    올무에 옭힌 세상은 온통 눈밭이지만

    나 혼자만 매화로 피어날 수는 없다

     

  • 삼월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