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3년 02월 05일

  • 대보름달 떴다

    대보름달 떴다 

     

    우리들의 아픈 시간은

    해가 지고 나서 다시 달이 뜨는 시간만큼의

    잠깐이었으면 좋겠다

    불 깡통에서 눈썹 센 별들이

    은하처럼 쏟아지는 만큼의 찰나이었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마음에 둥그렇게 달이 떠오를 때

    달집을 사른다

    코로나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겨울을 태우고

    먹을 것이 없는 마을의 막막한

    그믐밤의 절망을 태우고

    액운이 깃든 영혼의 저고리 동정을 태우듯

    세상의 모든 아픔을 불속에 던져 넣는다

    보아라!

    망월굿 춤사위 속

    그림처럼 살아나는 우리의 산하

    먼 산이 검은 그림자 딛고 일어서고

    나무들 찬바람 속에서도 분분이 손 흔들어

    봄을 부르노니

    시대의 밤아 가거라

    우리들 마음 가장 높은 곳 어느새 하늘만한

    새 정월의 대보름달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