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2년 12월 26일

  • 득음得音

    득음得音

     

     

    상수리나무 잎새에 매미 소리가 박혀있다

    한 달의 득음得音을 위해

    칠 년을 침묵의 폭포 아래서 피를 토한

    고단한 생애가 판화처럼 찍혀있다

    매미는 알았을 것이다 때로는 덧없는 길도

    묵묵히 걸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노래 한 곡 반짝하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무명가수의 뒷모습이나

    하루의 삶도 보장받지 못하는

    하루살이의 우화羽化

    결코 부질없는 생애는 아니라는 것을

    매미가 한 달을 소리쳐 울기 위해

    칠 년을 고행 하듯이

    시 한 편 남기기 위해 메아리 없는 외침

    수도 없이 외쳐대는 시인들이여

    모아이 석상처럼 매미는 시력을 반납한 채

    껍질로 남아 지켜보고 있다

    자신의 득음得音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온 세상을 쩌렁쩌렁 울려줄 것인지

    사람들의 가슴에서 꽃으로 피어날 것인지

    세상에 무의미한 생애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