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3
쓸지 마라
세월이다
시들어도
향내 품은
뻐꾸기 산울림이 새겨놓은 빗살무늬
흙발에
짓밟혔어도
지워질 수 없는 역사
쓸지 마라
세월이다
시들어도
향내 품은
뻐꾸기 산울림이 새겨놓은 빗살무늬
흙발에
짓밟혔어도
지워질 수 없는 역사
당신의 웃음소리
삽으로 떠내어서
이른 봄 내 가슴에
꽃모종 하였더니
당신이
보고싶을 때
한 송이씩 피어나네
모였다
소리쳤다
맑은 뜻 하얀 함성
나리꽃 달맞이도
죽은 듯 숨어있다
뭉쳐서 뻗어가는 힘
온세상을 밝힌다
아버지 웃음 속엔 눈물이 숨어있다
장마가 길던 그 해 둘째 형 잃은 새벽
내 등을 두드려주며 살짝 던져 주던 미소
거적에 둘둘 말아 지게에 얹어 산에 갈 때
아버지 속울음이 걸음마다 싹을 틔워
하이얀 도라지꽃으로 슬픈 웃음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