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2년 05월 13일

  • 제주해협濟州海峽을 건너며

    제주해협濟州海峽을 건너며

     

     

    유채꽃이 필 때쯤 제주도에나 갈까

    목포에서 아홉 시 크루즈 배를 타고

    제주해협濟州海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마음속까지 투명하게 보여주는 리아스식 해안

    회유성回諭性 어족의 통로

    구로시오 해류가 손에 잡힌다.

    아침의 바다는 파도의 봉우리마다

    등을 달았다.

    저 반짝이는 윤슬의 새순을 잘라내어

    당신의 머릿속 스위치를 올려주면

    오랜 세월 어둠의 뿌리로 자리 잡은 우울증을

    한 점 남김없이 씻어낼 수 있을까.

    웃음이 시들은 당신의 얼굴에

    해란초 환한 미소 피울 수 있을까.

    섬마다 동백 향 풍겨내는

    다도해多島海의 봄이 연초록으로 손을 흔든다.

    먼 섬

    기도로 반짝이는 등대여!

    가보지 못한 섬의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바람을 타고 건너오니

    나는 아직 바다로 녹아들지는 못했구나.

    완당阮堂 선생 눈물 뿌리며 건넜을 이 바다엔

    아득한 세사世事처럼 황사가 내리고 있다.

    오늘밤엔 술 몇 병 들고

    세한도歲寒圖에 사는 사내나 만나러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