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2년 04월 01일

  • 무인도 등대

    무인도 등대

     

     

    꿈이 있는 것들은

    외로운 시간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다.

     

    어둠보다 더 막막한 인종忍從의 삶을 살았다는

    섬 바위들, 젖가슴으로 아랫도리로

    세월의 손길들이 침범한 것도 모른 채

     

    웃음도 잃고, 말도 잃은 그 옆의 별자리에

    등대는 가까운 듯 먼 이웃으로 자리했다고 한다.

     

    먼 바다에 불빛 한 점 숨 쉬면

    와아아, 환호성으로 마중 나갔지만

    그를 외면한 배들이 항구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깊어지는 건 수심水深만이 아니다.

    그의 수심愁心도 물이랑처럼 주름살로 덮이고

    이끼만큼 표정도 바위를 닮아갔다.

     

    그러나 그의 꿈은

    멍이 들수록 더 단단해졌다.

     

    이 먼 섬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인연因緣을 위하여

    적막을 도포처럼 몸에 두르고 살 수밖에 없었던

    운명運命을 위하여

     

    오늘도 외로움을 태워 빛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