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1년 05월 05일

  •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

     

     

    인생길 내려가다가

    길가 풀밭에 편하게 앉아

    풀꽃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서두를 일이 없어서 참 좋다.

     

    올라가는 길에는 왜 못 들었을까

    바람에 나부끼는

    작은 생명들의 속삭임

     

    올라가는 길에서는

    왜 못 보았을까

    반겨주는 것들의 저 반짝이는 눈웃음

     

    아지랑이 봄날에는 투명한 게 없었지.

    서둘러 올라가

    하늘 곁에 서고 싶었지.

     

    모든 걸 내려놓고 앉은 후에야

    아름다운 것 아름답게 보고 듣는

    눈귀가 열려

     

    노을에 물들면 노을이 되고

    가을에 물들면

    가을이 된다.

     

     

     

    2021. 5. 5

    대전문학93(2021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