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9년 10월 18일

  • 삼십 년만 함께 가자

    삼십 년만 함께 가자

     

    아내의 오른쪽 뇌가

    휑해진 사진을 보고는

    입만 떡 벌리고 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지

     

    다음날 새벽부터

    견과류 찾아 먹이고

    오메가 쓰리 먹이고

     

    아침식사 후엔

    아리셉트, 글라이티린

    챙겨주고

     

    침대 이불은

    아내 쪽 머리 부분

    구김이 안 가도록 잘 펴놓는다.

     

    아내야!

    이대로 삼십 년만 지금같이 가자.

     

    잃은 것은

    잃은 것대로 그냥 놓아두고

    이대로 삼십 년만 지금같이 가자.

     

    비오는 저녁에도

    아내의 손을 끌고 유등천변을 걸으며

    , , 부처님, 십자가 안 가리고

    어디나 고갤 숙이는 버릇이 생겼다.

     

     

    2019.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