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8년 02월 10일

  • 맹지盲地

    맹지盲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사람을 하나씩 끊는 일이다.

     

    사방으로 열려있던

    사람들 속에서

    조금씩 문을 닫아거는 일이다.

     

    어느 날 새벽 바람결에

    나는 문득

    내 목소리가 혼자라는 걸 느낀다.

     

    무한히 열려있던 세상 속에서

    한 군데씩 삐치고 토라지다가

    물에 갇힌 섬처럼 내 안에 갇히고 말았다.


    아, 타 지번地番의 군중들로 둘러싸여서

    나는 그만 맹지盲地가 되고 말았네. 

    겨울 들 말뚝처럼 

    적막에 먹히고 말았네.

     

     

    2018. 2. 10

    대전문학80(2018년 여름호)

    시문학2019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