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7년 10월 18일

  • 현충원에서

    현충원에서

     

     

    현충원에서

     

    장미꽃을 꺾어서

    비석碑石을 쓸어준다.

     

    장미꽃 향기가

    비문碑文마다 배어든다.

     

    누군가 돌 꽃병에 꽂아두고 간

    새빨간 통곡

     

    뻐꾸기도 온종일

    가슴으로 울다 

    시드는 철쭉처럼 지쳐 있구나.

     

    어느 산 가시덤불 아래

    그대의 피 묻은 철모는 녹이 슬었나.

     

    자식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남편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뱃속에 두고 온 아버지라는 이름도 버리고

     

    그대는

    나라를 위해 죽었지만

    나라는 그대에게

    한 뼘의 땅밖에 주지 못했구나.

     

    외치고 싶은 말들이

    초록의 함성으로 피어나는

    묘역에 앉아

     

    그대의 슬픔을 닦아주다가

    나도 그만 뻐꾸기를 따라

    목을 놓는다.

     

    2017. 10. 19

    대전문학78(2017년 겨울호)

    나라사랑문학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