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6년 11월 07일

  • 조룡대, 머리를 감다

    조룡대, 머리를 감다

     

     

    소리치는 사람들은 깃발이 있다.

    깃발 들고 모인 사람들은 

    제 그림자는 볼 줄 모른다.


    조룡대에 와서

    주먹질 하는 나그네들아

    조룡대는 날마다 죽지를 자르고 싶다.


    부소산에 단풍 한 잎 물들 때마다

    어제보다 더 자란

    소정방의 무릎 자국

    가슴에 박혀 지워지지 않는 화인火印 


    지느러미라도 있었다면

    천 년 전 그 날

    물 속 깊이 가라앉아 떠오르지 않았을 것을


    깃발 들고 목청만 높이는 사람들아,


    비듬처럼 일어나는 부끄러움을 식히려고

    백마강 물살을 빌려 조룡대는

    오늘도 머리를 감는다.

     

    2016, 11. 8

    심상 2017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