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6년 09월 27일

  • 슬픔을 태우며

    슬픔을 태우며

     

     

    미루나무 그림자가 노을 한 자락 걸치고 있는

    금강 변에 서면

    품고 온 슬픔이 없는데도 가슴에서 피가 난다.

     

    착한 것도 죄가 되는가!

     

    백제의 산들은 왜 모두 모난 데 없이 둥글기만 해서

    적군의 발길 하나 막지 못한 것이냐.

     

    나라 없는 백성들은 질경이처럼 짓밟혀서

    꺾여도 꺾여도 옆구리에서 꽃을 피운다.

     

    역사의 속살을 가리려고

    바람은

    투명한 수면에다 주름을 잡아놓는가.

     

    짠한 눈물 몇 종지 스스로 씻어내며

    세월의 골짜기를 흐르는 금강

     

    강변에 불을 피우고

    남은 슬픔 몇 단 불 속에 던져 넣는다.

     

     

    2016. 9. 28

    문장2017년 봄호(40)

    시문학201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