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6년 01월 17일

  • 천수만에서

    천수만에서

     

     

    언젠가 숨 쉬는 것도 귀찮은 날이 오거든

    생명줄 잘린 채로 억척스레 살아가는

    천수만 날갯죽지에 삶의 한 조각 실어보게.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사방 온통 막힌 남자

    신생대부터 이어오던 리아스식 호흡들이

    어느 날 흙 몇 삽으로 꽁꽁 묶여 버린 남자.

    하늘빛 꿈 잃었다고 주저앉으면 남자더냐.

    사니질沙泥質 아랫도리에 새조개를 살게 하고

    품 열어 오지랖 넓게 철새 노래 키운다.

    바람기 많은 남자 중에 천수만이 제일이다.

    가창오리 흑두루미도 품었던 품속에서

    유유히 노랑부리저어새 털가슴을 고르고 있다.

    누가 알리 갈적색 썩어가는 핏물 아픔

    비 오는 날 갈대밭에 출렁이는 속울음을

    해 뜨면 맑게 씻은 눈 속 깊은 저 아버지를.


    사니질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는 흙의 성질

     

     

    2016.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