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5년 10월 29일

  • 삼척항에서

    삼척항에서

     

     

    달을 예인曳引하러 떠났던 배들이

    만선滿船의 달빛을 바다에 부려놓았다.

    파도의 근육들이

    꿈틀거리며 일어선다.

    나는 야성野性의 포말泡沫이 한눈에 보이는

    선창가 횟집에서

    바다의 살점을 씹어가면서

    시든 젊음의 등잔에 불을 밝힌다.

    ! 바위의 심장에 뿌리박고

    사랑으로 피어난

    한 송이 해당화이고 싶어라.

    금박의 꽃술마다 수로水路의 유혹으로 익어

    불타는 열매를 맺고 싶어라.

    오십천으로 떠내려 온 태백산

    봉우리마다

    한 등씩 반짝이는 별을 걸면서

    모닥불처럼 뜨거운 정라항 열기에 취해

    잠들지 못한다.

    밤새도록 내 핏속에서

    질주하는 대양의 바람소리가 들린다.

     

    2015. 10. 29

    <대전문학> 70호(2015년 가을호)

    시문학598(2021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