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5년 07월 17일

  • 오륙도

    오륙도

     

     

    바람이 몹시 불어서

    바다는 굳게 동여맸던

    마음의 옷고름을 풀었다.

    바다의 분노가

    하얀 포말로 일어선다.

    나는 흔들리는 바다에 창을 달고

    저 지독한 심술이 어디로부터 피어나는지

    은밀한 비밀을 엿보고 있었다.

    평화로운 불들이 모두 꺼져가고

    달조차 작은 실오리만한 눈빛도

    내비치지 못하는 밤

    자비의 여신들도 바다의 횡포에 눌려

    날개 접고 모두 돌아누웠는데

    오륙도 혼자

    밤새도록 파도의 채찍을 맞고 있다.

    종아리마다

    채찍자국 화인처럼 찍힌다.

    폭주하는 바다를 달래려고 묵묵히 형벌을 받고 있는

    오륙도는

    바다의 아버지다


    <동서문학>2015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