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5년 06월 29일

  • 서낭나무

    서낭나무

     

     

    꽹과리 소리도 멈췄다.

    달그림자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속 빈 느티나무 한 그루만 서있을 뿐이다.

    무나물에 밥 한 그릇도 받지 못하고

    낡은 오색 천들만 힘겹게 꿈틀거릴 뿐.

    아랫마을 고샅마다 집들이 비고

    철마다 빌어주던 사람들의

    믿음 다 떠나가고

    길을 넓히려면 베어버려야 한다는

    도낏날 번득이는 소리에 얼이 빠져서

    삼신바위 올라가는 솔숲에서 우는 부엉이 소리

    후드득 몸을 떠는

    신기(神氣) 잃은 느티나무 한 그루만 서있을 뿐이다.

     

     

    2015629

    <문학저널>2015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