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4년 10월 13일

  • 주름살 – 시장 풍경 3

    주름살

         – 시장 풍경3 



     

    호박잎 두어 묶음

    마늘 감자

    서너 무더기

     

    서둘러

    달려가는

    찬바람의 뒤꿈치에

     

    할머니

    얼굴에 파인

    장마 뒤의

    깊은 계곡


    2014, 10. 13

     

  • 맹방 앞바다에서

    맹방 앞바다에서

     

     

    때로는 삶의 조각들 헝크러진 채

    그냥 던져두고

    입가에 미소 번지듯 가을이 물들어가는

    산맥을 가로질러 와

    대양과 마주 설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있는 힘껏 키워 돌진하는

    저 바다의 거대한 남성

    수만 번 부딪쳐 피워내는 파도 위의 포말

    예순네 살 침묵하던 나의 젊음이

    용틀임하며 끓어오르는 힘줄을 보았다.

    맹방 백사장에서 술에 취해

    바다를 향해 오줌을 갈기면

    천 년의 수로부인도 부끄러워

    구름 뒤에 숨는 희미한 달빛

    밤내 아우성치는 원시의

    바람을 모아

    한 송이 해당화를 피워놓았다,

     

     

    2014, 10, 13

    <대전문학>67호(2015년 봄호)

    시문학598(2021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