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3년 11월

  • 어느 가을 날

    어느 가을 날

     

    회초리를 놓고서

    국화꽃을 들고 간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하늘빛을 닮은 가을날에

     

    교실 구석엔

    아직도 오지 못한 한 아이의 자리

    어둠에 묻혀 있고

     

    일찍 들어선 겨울이

    군데군데 눈처럼 쌓여

    그림자를 만드는데

     

    땡감 맛 논설문을 배울

    교과서는 덮어놓자.

    꽃물 번져가는 교정의 나무들 꿈꾸는  

    무지개 빛깔 시 한 수 읊어보자.

     

    국화 향 은은한

    시로 닦아낼 수 있는 그늘이

    아주 작더라도

     

    한 발짝 먼저 나가지 않으면

    어떠리.

    아이들 마음이 풍선으로 떠올라서

    하늘에 닿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2013.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