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3년 09월 29일

  • 마곡사에서

    마곡사에서

     

    산문(山門)의 천왕님은

    아직도 눈을 부라리고 있다.

     

    묵언(黙言)의 입 꼬리에

    몇 올

    밧줄 같은 거미줄 걸고

     

    내 다섯 살 여름 무렵 첫 대면에  

    불타던 그 화산

    아직도 눈빛에 이글거리고 있다.

     

    옷을 털고 또 털어도

    털어낼 수 없는

    업연(業緣)의 질긴 먼지들,

     

    쓸쓸히 돌아서서

    태화산 그림자에 묻혀

    세상도 부처님도 모두 잊으니

     

    일체의 업장(業障) 쓸어내듯

    마음 속 울려주는

    늦여름 매미 소리…….

     

    2013.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