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3년 04월

  • 민들레 편지

    민들레 편지

     

    현충원에 가서 잡초를 뽑다가

    어느 병사의 무덤에서

    날아오르는 민들레 홀씨를 보았다. 

    바람도 없는데

    무덤 속 간절한 절규가 솟아올라

    북녘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따뜻한 사랑 한 포기

    싹 틔울 수 없는 툰드라의 언 땅에서

    흰옷 입은 사람들의 소망이 싹틀 수 있도록 

    반백 년 넘게 땅 속 깊이 묻어

    발효시킨

    저 병사의 피 맺힌 염원과  

    ‘함경도’

    소리만 들어도 눈물 흘리시던

    내 할아버지의 슬픔,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에

    담아 보낸다.

    내년 민들레꽃 피기 전까지 

    굳게 동여맨 민족의

    허리띠를 풀자.

     

    2013. 4. 30

  • 까치

    까치

     

    몸 하나 누일만큼

    알 하나 품을만큼

    미루나무 꼭대기에

    오막살이 지어놓고

    “깍깍깍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저 까치.

     

    백 번을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소리

    바람 숭숭 뜷린 집에

    밤 하늘 별이 새도

    “깍깍깍 나도 사랑해”

    깃을 펴는 저 까치.

     

    201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