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12년 05월 05일

  • 핑크빛 천사

    핑크빛 천사

    충남대학교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를 예찬하며

     

    엄 기 창

     

     

    끝없이 타오르는 그대들의 기도가

    밤새워 지키고 있는 모니터에는

    깜박거리는 생명들이

    수없이 매달려 있다.

    출렁거리던 선들이

    일직선으로 무너질 때에

    그대들 가슴으로 모여들던

    그 긴 겨울밤의 어둠,

    하얀 국화꽃을 내려놓던

    아픔의 역사도 함께 매달려 있다.

    생명의 불꽃 하나를 가꾸기 위해

    모두 잠든 새벽에 별처럼 깨어나서

    가래를 닦는다.

    그르렁거리는 목 너머에서

    연약한 생명은 자꾸 꺼지려 하고

    지탱하던 팔뚝에서는 힘이 빠지는데,

    밤늦게 수술을 마치고 들어온

    한 노인의 끝없는 욕설에도

    그대들의 얼굴에 환하게 피어있는

    연꽃 같은 미소여!

    온 세상 가장 밝은 빛만을 모아 밝혀놓은

    꺼지지 않는 생명의 등불이여!

    난파難破한 목숨들이 널려있는

    황량한 중환자실

    외로운 망루를 지키고 있는, 그대들은

    핑크빛 천사!

     

    2012,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