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1년 01월

  • 버려진 그릇

     

    버려진 그릇

    -도천 선생 그릇 무덤에서

     


    바늘 자국만한 흠 하나로도

    나는 온전한 그릇으로 설 수 없었다. 


    삼천 도의 불가마에서

    온 몸이 익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다향으로 목 축일

    작은 꿈 하나 있어 정신을 놓지 않았다. 


    가마를 나와 탯줄도 자르기 전에

    눈 뜨고 응아 한 번 울지 못한 채

    산산이 부서져 무덤에 버려졌다. 


    찻물 한 모금 담아보지 못하고

    그릇도 아니고 흙도 아닌

    제 살 조각도 맞출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사람들은 지나가며

    안쓰런 눈으로 바라본다. 


    지나가는 사람들 뒷모습에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흠들 


    저 많은 흠을 두르고

    어찌 사람이라고 살아가나? 


    아, 하느님은

    도공보다 너그럽다.


    2011.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