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0년 05월

  • 낚시질

     

    낚시질


    큰물 지나 양어장에

    잉어 탈출 소식 듣고

    태화천 맑은 물에 낚시 담가 기다리니

    잉어는 

    아니 물리고

    독경 소리만 퍼덕이네.


    마곡사 큰 스님 얼굴에

    관음보살 겹쳐져서

    낚싯줄 걷으려고 허리 구부리니

    낚싯대 

    부르르 떨어

    열사흘 달 이그러져.


    잉어를 건져 올려

    어망에 넣다 뺏다

    제기랄, 욕을 하고 물속에 집어던지니

    법열로 

    물맴 돌면서

    번져가는 물무늬.



    2010, 5. 30 아침



  • 磨崖三尊佛

    磨崖三尊佛

     

     

    불이문不二門 들어서니 사바는 문 밖이라

    연녹색 산빛이 彩雲채운처럼 둘러서서

    삼존불 풍성한 자비慈悲 밝혀들고 있구나.

     

    바위에 새긴 미소 암심岩心으로 뿌리 내려

    천 년을 깎아 내도 웃음은 못 지우고

    어깨 팔 떨어진 조각만 세월 흔적 그렸네.

     

    그 웃음 퍼내다가 마음에 새겨 두고

    잘 적 깰 적 떠올려도 닮을 수 없는 슬픔

    오늘도 웃는 연습에 하루해가 저문다.

     

     

    2010. 5. 18

  • 태화산의 오월

     

    태화산의 오월



    오월 태화산이

    소리의 베 짜고 있다.


    연두 빛 목소리가

    뭉클대는 등성이로


    목 젖은 두견새 울음

    철쭉꽃에 녹아든다.



    군왕대 맑은 지기地氣

    솔바람으로 퍼 올려서


    태화천 물소리에

    염불가루 곱게 타서


    돌부처 새겨진 미소

    사바세계로 보낸다.





     2010. 5. 9

  • 귀향

     

    歸鄕



    옛집 앞 고샅 걸으니

    세월만큼의 무게도 없다.

    아이들 목소리

    넘쳐나던 담 머리에

    실각시잠자리 혼자

    오수에 젖어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머리에 눈을 이고

    반기는 웃음마다

    가는 실금 어리었다.

    빈 골목 퀭한 바람에

    눈물 적시는 저녁놀…….

    20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