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9년 08월 30일

  • 생가 터에서

     

    생가 터에서



    안부가 궁금해서

    안테나처럼

    회초리 하나 쫑긋하게 내세운 밤나무


    가지 끝에는

    썩은 둥치의 부피만큼 머물렀던

    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이

    밤 잎으로 피어


    그늘 속에

    아버님 기침 소리

    재주 있는 자식들 대처로 학교 못 보내

    밤 내 콜록거리던 아버님의 각혈


    육이오사변 통에 약 한 첩 못 써보고

    자식 둘 먼저 보낸 

    피멍 얼룽이는 어머님 눈물

    한숨 얽어 베 짜는 소리


    연실이만 보면

    가슴 설레던

    무지개 추억들은 다 지워지고


    웃자란 콩 포기 아래 묻히다 남은

    주춧돌에 걸터앉으면

    한여름이 달궈놓은 알큰한 온기처럼

     오늘을 씻어주는

    그믐 빛 따스한 추억  





    200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