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7년 11월

  • 귀향

     

    귀향


    휘파람새 울음을 밟고

    돌아가네.

    저녁노을 깔린 고갯길 굽이돌아

    골어스름 안개처럼 내리는 여울 건너

    마실갔다 돌아오는 아이처럼 돌아가네.


    집집마다 한 등씩 불이 켜지고,

    땅거미 따라 내려오는

    남가섭암 목탁소리.

    산벚꽃 자지러진 향내를 묻히고

    사바의 마을을 닦아주는 천수경 한 자락.


    장다리골 너머

    초승달은 떠오르네.

    달빛아래 몸을 떨며 손 내미는

    작아진 산들,


    도회의 옷들은 한 겹씩 벗으려네

    모든 것 다 벗고

    빙어처럼 투명해 지려네.


    실핏줄까지 드러나는

    어릴 적 마음으로

    고향의 품속으로 안겨들려네.


  • 파계(破戒)

     

    파계(破戒)



    암자(庵子)들은 도심(都心)으로 내려오고

    부처님 말씀은 그냥 산에 남아있다.


    목탁을 쳐봐야

    자동차 소리에 가로막히고

    불경(佛經)을 외워봐야

    아무런 울림이 없다.


    어제 밤 몰래 먹은 한 잔 술에 취해

    아침 예불(禮佛)도 거른 저 스님아

    얻은 것은 풍요(豊饒)를 얻었지만

    잃은 것은 도(道)를 잃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