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9월 16일

  • 비온 날 아침

     

    비온 날 아침

    말갛게 정화된 아침 햇살에

    흉몽을 헹구며

    신문을 본다. 활자마다 가득

    어둠이 고여 있다.

    간 밤 가랑비로 닦아 낸 하늘 아래

    은행잎 하늘하늘 내리고

    내리는 은행잎엔 가을이 더 노랗게 익어 가는데

    비는

    사람의 마음까진 빨아낼 순 없는 것일까

    저기 밤 그림자가 남아있는 고층 빌딩이며 후미진 골목마다

    어느 죄악의 독버섯이 자라고 있기에

    신문을 보면 나는 이리 떨리는 것일까.

    비야, 늦 피는 국화 봉오리에 새 숨결 불어넣는

    비야,

    나를 닦아 내다오.

    이 세상을 닦아 내다오.

    푸석거린 잠에서 깨어나 제일 먼저 찾는

    신문의 칸칸마다 네 맑은 영혼으로 정화시켜다오.

    매일 아침 되씹는 절망을 접으며

    오늘도 나는 웃는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