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6월 10일

  • 대숲 속에서

    대숲 속에서

     

    淸羅 嚴基昌

    세상에서 깨어진 바람으로

    대숲으로 와

    초록빛 대바람에 살을 섞는다.

    藥水처럼 몇 모금

    새어 내리는 하늘을 마시고

    대나무의 곧은 음성으로 일어선다.

    산 뻐국새 울음소리에

    아픈 마음 아픈 살 도려내고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대바람소리 앞세우고 가

    거리의 모든 어둠을 쓸어 내리라.

    밖으로 나가는 통로마다

    둥글게 빛이 集中해 오고

    빛을 통해서 바라보는 먼 마을엔

    남기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

    대나무 뿌리에서 몸을 세운 나의 천둥은

    한 올씩 한 올씩 빗질되어 가라앉고

    나는

    다시 초록빛 갈기 휘날리는 바람

    맨발로 맨발로 대밭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