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6월 08일

  • 도회의 나무

    도회의 나무

    淸羅 嚴基昌
    옥상 위에는
    헐벗은 마음을 달래려는
    화단이 하나 있고
    고향을 잃은 나무들이
    창백한 낯으로 졸고 있다.
    용암이 끓는 지열 대신에
    늘 싸늘한 콘크리트
    절망을 딛고 서서
    땡감빛 햇살만 넝마처럼 걸치고
    발 하나 마음대로 뻗지 못하는
    토박한 발아래 저 밑 세상엔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이
    질경이처럼 모여 살고 있다.
    기다림이 있는데, 화단엔
    까치 울음 한 파람 반짝이지 않고
    어쩌다 길 잘못든
    멧새 한 마리
    빌딩 너머 먼 산만 바라보며 나직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