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6월 05일

  • 은행동 오후

    은행동 오후

    淸羅 嚴基昌
    내가 빌딩숲 사이에서
    싸리꽃으로 핀다면
    피는 거지.
    쓸어내도 쓸어내도 마르지 않는
    저 소음의 한끝을 잘라내고
    내 고향 太華山
    산 자장가 소리 뿌릴 수 있다면 뿌리는 거지.
    아무리 질긴 뿌리라도, 내 사랑
    아스팔트 바닥 위에선 싹이 틀 수 없다는
    친구여, 믿게나
    오늘 오후에도 지하도 입구에서 만나는
    빈 접시 하나
    흔들리지 않는 맹인의 눈빛
    향기를 하나 가득 담아 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