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5월 24일

  • 보문산에서

    보문산에서

    淸羅 嚴基昌
    도심 쪽으로 등돌리고 앉은
    보문산을 오른다.
    초록빛 산꿩 소리로 눈 씻고
    내려다 보면
    서리맞은 고춧잎처럼 시들은
    일요일 아침
    몽롱히 풀린 도시
    케이블카는 하루종일 바쁘게
    솔바람 소리를 싣고 내려가지만
    검은 연기 내뿜는
    청운장 굴뚝 위에서
    늦가을 나비모양 파닥이고 있다.
    오늘 마시는 한 모금의 약수로
    내일 아침 중앙로에서 몇 송이
    싱싱한 웃음을 피워 내리라
    산나리 꽃빛이 졸리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