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4월 23일

  • 淸羅 嚴基昌
    박꽃 아래엔
    박꽃만한 그늘이 하나 버려져 있다.
    어둠의 갈매기들이
    눈부시게 하얀 알을 낳는다.
    은밀한 세상을
    투명하게 벗겨내는 달빛의 바다
    외로운 섬 하나 남아
    진초록 비밀을 가꾸어 있다.

    달빛이 수평으로 파도쳐 온다.
    펄렁 젖혀진 기슭에
    숨죽여 누워 있는
    비밀의 속살이 보인다.
    가냘픈 대궁이 위태로운 섬
    풀려진 달빛 속에 묻혀 있는 섬
    지켜야 할 어둠으로
    포만한 배를 끌고 길게 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