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07년 03월 31일

  • 후리

    후리

    淸羅 嚴基昌
    한 개의 줄 끝에 걸리는 바다
    거대한 뚝심
    어잇차. 어잇차.
    가는 실을 타고 들어와
    내 허망한 마음 받쳐 주는
    그대 사랑의 똑딱선 소리.

    그물을 던질 때에
    빛나며 가라앉는 우리들의 꿈
    눈시리게 투명한 바다의 속살
    어둠처럼 막막한 바람기를 옭으면
    어잇차, 어잇차,
    먼 수평 푸른 달빛 아래
    바다의 꼬리에서 이는 하이얀 풍랑.

    사람들의 마음마다 풍랑이 울면
    한 끝씩 접혀가는 바다의 투지
    힘주어 딛고 있는 힘줄이 끊어지며
    달빛 아래 퍼덕이는 절망의 바다.
    어잇차, 어잇차,
    지난 겨울 춤추던 폭풍의 칼날이 눕고
    몇 사내가 버리고 간 유언이 빛나고
    끌려온 바다는
    우리들의 발밑에 헐떡이고 있다.

    *후리 : 강이나 바다에 넓게 둘러친 후에 그물 양쪽에서 여러 사람이 끌줄을 잡아당겨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